“누구나 요리사는 될 수 있지만, 모험하는 자만이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다.”

내가 경영하던 게임회사 로켓오즈에는 점심시간이 없었다. 배가 고프면 언제든 나가서 먹었다. 집중하던 일을 12시가 되었다고 멈출 이유가 없었다. 새로 뽑은 신입이 물었다. "대표님, 점심시간이 언제인가요?" 나는 안경 너머로 그 친구 눈을 쳐다보며 단호하게 답했다. "네가 배고플 때가 점심시간이야." 그 친구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갔다.

12시가 되었으니 집중하던 일을 멈추고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한다? 말이 안 된다. 더군다나 12시는 식당이 가장 붐비는 시간이다. 줄 서서 기다리고, 시끄럽고, 급하게 먹고 와야 한다. 나는 내가 적당히 배고플 때 먹고 싶었다. 일하다 잠시 쉬고 싶을 때 먹고 싶었다. 식당이 한가해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을 때 먹고 싶었다. 그것이 내가 원하는 점심시간이었다.

전혀 다른 방식으로 같은 철학을 실현한 회사도 있다.

나는 데브시스터즈라는 게임 회사 대표와 점심식사 약속을 위해 그 회사의 구내식당을 이용할 기회가 있었다. 쿠키런으로 성공한 데브시스터즈는 새 사무실로 이전하면서 멋진 구내식당을 만들었다. 그런데 놀랍게도 그 식당은 레스토랑처럼 운영됐다. 자리에 앉으면 직원이 메뉴를 받고, 음식을 가져다주며, 식사 후엔 커피까지 서빙했다.

나는 공동창업자 김종흔 대표에게 물었다. “줄 서서 트레이에 받아가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지 않나요?” 그는 이렇게 답했다. “저는 이 식당이 그저 고픈 배만 채우는 곳이 아니기를 바랐어요. 직원들이 내려와 대화를 나누고, 웃고, 쉬다 가는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. 그래서 직접 서빙을 하게 했어요. 그래야 대화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.”

우리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. 로켓오즈는 개인의 자율성(‘집중을 해치지 않는 자유’)을 최대화했다. 데브시스터즈는 소통과 영감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. 중요한 건 '왜'를 명확히 아는 것이다. 규칙은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. 목적 없는 규칙을 따르는 순간, 당신의 스타트업은 죽는다.